채권양도에 관한 실무사례

건설공사를 진행하다보면 원청사의 협력업체가 자재납품업체 등에게 자신이 수령해야 할 기성금 채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자재납품대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법한 채권양도가 이뤄지게 되면 원청사는 협력업체가 아닌 자재납품업체에 기성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이처럼 채권양수도 방식으로 대금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 유효한 채권양도통지가 이뤄졌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채권양도통지는 양도인이 해야 하는 것이 원칙! 그러나 양수인도 통지할 수 있다.

민법 제450조(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①지명채권의 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기타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②전항의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이외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450조 제1항에 따르면 양도인이 채권양도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기만 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채권양도가 성립합니다. 추가적인 구비서류를 갖출 필요 없이 가장 간단하게 채권양도행위의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양수인도 얼마든지 채권양도통지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양수인은 양도인의 사자(使者) 또는 대리인으로 통지하는 것이므로, 양도통지서에 양도인의 대리인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양도통지서에 대리관계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채권양도통지를 둘러싼 여러 사정에 비추어 양수인이 대리인으로서 통지한 것을 채무자가 알거나 알 수 있다면 별 문제는 없지만(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43490), 이 경우 채무자가 양도통지의 효력을 부인하고 지루한 법정공방이 오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채권양도통지는 양도인이 하되, 부득이 양수인이 할 경우에는 양도인의 대리인으로서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권양도통지는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권양도의 통지는 확정일자를 받아놓기만 한다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합니다. 이 때 가장 간편하게 확정일자를 취득하는 방법이 우체국을 통한 내용증명우편의 발송입니다. 내용증명우편 외에 확정일자를 취득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공증사무소의 공증을 받고 이를 채무자에게 통지하는 방법도 있지만(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38400) 번거롭고 비싸다는 이유로 실무상 잘 활용하지 않습니다.
 
만약 양도인이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채권양도통지서를 발송한 뒤 추후 확정일자가 없는 것을 알고 그 증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경우, 채권양도의 대항력은 확정일자가 구비된 시점부터 취득하게 됩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8610)
 
 

양도인이 발송한 채권양도통지서에 양도인의 인감날인만 되어 있고, 양수인의 인감날인 또는 서명기재가 누락되어 있는 경우라도 유효한 채권양도통지로 볼 수 있습니다.

양도인이 채권양도통지를 한 경우라면, 양수인의 인감날인은 불필요합니다. 내가 돈 받을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사실을 통지하는 행위는 일종의 권리포기사실을 알리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경우까지 굳이 권리를 넘겨받는 사람의 인감날인을 요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입법자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채권양도‘계약서’를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양수인의 인감날인 또는 서명이 기재되어야 한다는 점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